친환경 전기자동차 증가와 현 정비업계의 준비

친환경 전기자동차 증가와 현 정비업계의 준비: 전기차 증가에 따른 정비업계의 대응 전략(1); 2021.02.26 10:06 입력

한국안전정비연구원 최동일

요즘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친환경 자동차에 관해 언론은 뜨겁다. 마치 잠자고 있던 용암이 터져 나오듯 하루에도 뉴스, 인터넷, 유튜브 등에서 수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며 문제점과 우리 정부의 중장기적인 계획까지 동반한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를 점쳐보듯 회자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발전과 성장 시장 확장 노력은 우리 국민에게 물질적 혜택에 집중되던 정부 정책을 벗어나 우리가 숨 쉬는 대기 환경 개선에 입각한 사회 문제의 해결 대안과 절대적 실현 정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키워드가 된 ‘친환경 자동차’이다. 멀리 9세기 통일신라 말기 최치원 선생은 12세에 당나라로 유학을 떠나고 18세 때 당 빈공과에 응시해 당당히 급제한다. 지금으로 치면 미국 하버드대로 유학 가서 수석 졸업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18세에 당 빈공과에 합격했을 때, 당나라 황제가 최치원 선생을 부른 일화는 유명하다. 당 황제는 숙위학생(당나라 국자감에서 숙식하며 잔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것)으로 지내던 최치원 선생에게 이렇게 묻는다. “어떻게 공부했기에 너는 당나라 학자들이 나이 들어 붙기도 힘든 빈공과에 18세 어린 나이로 급제를 했단 말이냐?” 그는 “인백기천(人百己千)하였습니다” 라고 말했다. 즉 “남들이 백 번 볼 때 나는 천 번 봤다”라는 것이다. 무심코 봤던 그 뻔한 영화 스토리와 최치원 선생의 일화에서 공통된 키워드는 ‘준비(prepa ration)’다. 주먹왕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천 배 더 미리 준비한 것이다. 내연기관 자동차로 치면 엔진의 워밍업(warming-up)이라고 할까? 쏟아지는 친환경 자동차와 급변하는 사회제도를 보면서 현 정비업계는 왜 준비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까? 이는 필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평생 업으로 살아온 정비업 종사자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13년부터 시작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한국 진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4년 뒤, 2017년부터 시작된다. 테슬라는 2013년부터 우리 정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방문하면서 한국 시장의 진출을 연구해 왔다. 구체적인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정책에 관하여 2020년까지 지속되는지부터 충전 인프라 구축에 관한 우리 정부의 계획과 의지를 확인하는가 하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에게 테슬라 모델 S 전기차 세 대를 판매해 두 대는 현대차 연구소에, 한 대는 정용진 부회장이 끌고 다니게 만들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테슬라 전기차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홍보하면서 대중들이 테슬라 모델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준비한 것이다. 2016년 우리 정부가 보급 목표로 한 전기차 생산량은 8,000대인데 반해, 테슬라 전기차 모델S의 사전예약자는 수만 명에 달했다. 그리고 사전예약 3년 후 2019년 11월에 테슬라 전기차 모델 S 1,000대가 들어왔다. 사전예약을 했던 우리 한국의 수많은 고객은 국내 생산된 전기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20년 상반기 1위를 차지한 테슬라의 전기차 한국 시장 점유율은 40.8%(6,839대)였다. 2020년 테슬라 전기차 물량 9,000대는 모두 판매되었다. 노르웨이는 2025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프랑스에선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한다고 하면서, 2024년 선보일 첫 전기차 모델을 시작으로 2039년까지 모든 제조·판매 과정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계획 발표와 향후 5년 동안 레인지로버, 디스커버리, 디펜더 등 3개 모델에서 6개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매년 35억 달러(약 3조 8500억 원)가 투입된다. 이건 정부를 기다리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세계화의 추세를 인지하고 준비해 나가고 있다. 과거 우리 정부는 2010년 11월에 개최될 G20 정상회담에 사용할 목적으로 같은 해 9월에 현대 전기자동차 ‘블루온’을 처음 국내시장에 소개하였다. 정부에서는 2012년까지 2,500대 양산 목표를 선포했으나 210대로 끝나고 말았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2020년까지 전기차 100만 대 보급과 충전기 220만기 설치를 선포했다. 그 또한 2020년 8월 기준 전기차는 11만 대, 충전기는 완·급속충전기 7만 기 설치에 불과했다. 정부는 그냥 정부다, 필자는 정부를 폄훼하거나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논지는 현 정비업계가 증가하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 어떤 사고와 자세를 가지고 준비해야 하는가이다. 정부의 방향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대기 환경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려 하는지, 그리고 세계가 어떻게 자동차 시장을 움직이려 하는가를 봐야 한다. 현재도 자동차 인공지능 시대 개발을 위해 세계는 잠을 아껴가며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현 정비업계 하나하나가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현 정부도 정비업계의 이러한 자율적 판단에 따른 새로운 노력과 시도를 권장하고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대한민국 소비자를위한 자동차정비산업 발전에 이바지해 온 우리 자동차 문화가 마치 대기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 듯한 억울함을 뒤로한 채, 이제는 급변하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으로부터 정비업계가 제약받지 않도록 국민의 자동차안전과 소비자를 위한 빠른 기술 습득, 걸맞은 자동차안전문화, 자동차환경조성 선진정비문화 등에 꾸준히 한발 한발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한 ‘준비(preparation)’를 해야 한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친화적인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정부나 기업이 아니라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는 자동차 운전자와 현장에서 직접 자동차와 부대끼며, 씨름해온 정비업계의 성장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한국안전정비연구원 최동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